2023년 송년예배시에 목사님이 성도들 모두 유언장을 작성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발표를 하셨습니다.

연말 정신없는 일정들을 소화하면서 유언장 작성을 해야 하지만 당장 하기 싫은 숙제 마냥 옆으로 미뤄두었습니다.

머리로는 그래 인생의 마침의 때를 알 수 없으니 필요하지라고 하면서도 한 편으론 급하지 않은 일로 분류되어 계속 뒤로 미뤄 놨습니다. 미루어 놓았지만, 일정은 다가와 당일에서야 부랴부랴 유언장을 작성하는데 너무 정리할 게 많았습니다. 내 장례절차며 시신과 장기기증, 유산과 더불어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남겨야 하는 말까지.

정리를 해서 작성하는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예시로 보내준 남편의 유언장을 읽는데도 눈물이 났는데 막상 내 마지막을 정리하고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진도가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준비한 유언장을 함께 나누는 시간, 다른 분들의 유언장을 들으면서 함께 그 먹먹함이 느껴져서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내가 얼마나 대충 내 마지막을 준비하는지를 깨달아졌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남기는 마지막 말이고 부탁의 말인데 너무 추상적이고 대충 쓴 듯 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때에 천국은 마치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와 같다 하리니 그 중의 다섯은 미련하고 다섯은 슬기 있는 자라 미련한 자들은 등을 가지되 기름을 가지지 아니하고 슬기 있는 자들은 그릇에 기름을 담아 등과 함께 가져갔더니 신랑이 더디 오므로 다 졸며 잘새

밤중에 소리가 나되 보라 신랑이로다 맞으러 나오라 하매 이에 그 처녀들이 다 일어나 등을 준비할새 미련한 자들이 슬기 있는 자들에게 이르되 우리 등불이 꺼져가니 너희 기름을 좀 나눠 달라 하거늘 슬기 있는 자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우리와 너희가 쓰기에 다 부족할까 하노니 차라리 파는 자들에게 가서 너희 쓸 것을 사라 하니

그들이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오므로 준비하였던 자들은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힌지라 그 후에 남은 처녀들이 와서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에게 열어 주소서 대답하여 이르되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너희를 알지 못하노라 하였느니라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느니라.(마태복음 25113)

주님이 다시 오실 날을 알 수 없고, 개인적인 종말의 때와 모습을 알 수도 없으니 늘 깨어서 날마다 주변을 정리하고 이번 유언장이 아닌 진실을 담아 내가 떠나고 남겨질 사람들에게 읽혀질 유언장을 준비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 마지막 때를 깨어 맞이하기를 바라는 황명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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