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리교회에 처음 온 지 일 년이 넘어갑니다. 시간은 참 빨리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떤 일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별로 망설임이 없습니다. 그리고 시작한 일에 별로 적응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할 뿐 그 이외의 것에 신경을 두지 않기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하는 일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 제가 세우리교회에 오기까지 많이 망설였고 매 주일 마음이 어려웠었습니다. 아동부는 삭막했고 어지러웠습니다. 중등부는 외계인 집단 같았습니다. 별로 할 것이 없는 이 곳에 대체 제가 왜 필요한 것인지도 몰랐습니다. 매주 집으로 가는 고속도로 위에서 허탈함이 몰려왔습니다. 굳이 이렇게 긴 시간을 오갈 가치가 있는 일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중에 이치권전도사님에게 늘 한탄을 했습니다. “난 대체 이 교회에 왜 있는지 모르겠다. 애들도 다 이상하다. 교회 시스템도 이상하다. 이게 맞는 거냐?” 이런 종류의 이야기였습니다. 대화의 결론은 늘 “일 년만 버텨보라” 였고, 저 또한 그것이 목표였습니다. ‘중간에 그만두면 모양이 이상하니 일 년 후에는 탈출하자!’

 저만 그렇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세우리교회 성도님들은 제가 또 얼마나 낯설으셨을까요? 살갑지도 않고 다가오지도 않고 언제 갔는지도 모르게 사라지는 제가 이상해 보이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신학대학원 시절부터 저는 좀 그들과는 다른 독특한 류에 속해서 살아왔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사역자가 이래야 한다는 관념속에 갇히기 싫었었나 봅니다. 그러한 저를 많이 용납하고 받아주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요즘은 그 이상한 아이들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아동부 아이들은 그들대로 와서 짹짹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청소년부 아이들은 그들대로 소보다 더 많이 먹는 그 모습이 참 예쁩니다.

 서로에게 이방인이었던 우리가 조금은 서로에게 스며드나 봅니다. 그들에게 얼마간은 더 편한 자리를 내어주고 싶습니다. 그 안에서 아이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음이니라

(이사야 558,9)

-임수미전도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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