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에는 너무 많은 이유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이 든다. 일찍 출근하는 딸들 식사는 커녕 얼굴 보기 힘들다. 잠결에 들리는 부산한 움직임과 현관문의 전자음이 딸들의 출근을 알린다.

 밤에 쉽사리 잠들 수 없는 밤이 늘고 결국 며칠에 한 번 견딜 수 없이 쏟아지는 잠이라기보다 누적된 피로로 인해 기절하듯 쓰러진다. 그리고 맞이하는 게으른 아침에 난 이렇게 이유를 붙인다.

 ‘며칠 너무 피곤했잖아.’

 집 안이 정돈이 너무 안 된다. 저녁식사후 수저를 놓고 설거지를 하면서 마음과 머리로는 벌써 온 집안을 누비며 정리 정돈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설거지 후에 소화를 시키며 의자에 다시 앉는 나를 본다. 그러면서 나는 또 생각한다.

 ‘오늘은 그만. 너무 무리하면 내일이 힘들어.’

 손만 뻗으면 잡히는 곳에 놓인 「바이블타임」과 벽시계의 바늘이 함께 눈에 들어온다.

 청소기 돌리고 대강 정리만 하고 나가도 빠듯한 아침시간인데, 대충이라도 요기는 하고 가야겠고,「바이블타임」을 집어 가방에 집어넣는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출근해서 시간 날 때 읽어야지.’

 그런 날은 대부분 물 먹는 것을 잊을 정도로 바쁘다.

 기도해야 하는데. 기도할 제목도 많고, 중보기도의 대상도 많은데. 부담감만 늘어나는데…

 난 하나님 앞이 아니라 텔레비전 앞에 있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아 시간이 너무 없다. 주님, 저 바쁘고 피곤한 거 아시죠?’

 아 게으름에는 너무 많은 이유가 있다. 이 강력한 게으름이 나를 붙들지 못하도록 열심히 피해 몸과 마음을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로 가서 그 하는 일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잠언 6:6)

 – 거룩한 삶의 은밀한 대적인 게으름을 털고 일어서는 새로운 봄을 기대하는 황명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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