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기장을 들추어보다 보니 故이정덕성도님의 삶을 회상하는 글이 있었다. 이정덕성도님께서 우리 곁을 떠난 지 7년이 넘었다. 이젠 소중한 추억으로 남은 그 분의 삶을 나눠본다.

 故이정덕성도님(47년생)은 2008년에 몇 분의 교회 성도의 도움으로 교회성도의 사업장 현장 컨테이너 숙소에서 지내게 되었다. 사업장의 변화로 2012년에는 거기서 나오게 되어 교회예배실 중 유아실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간단한 주방시설과 옷장을 마련해 드리게 되었다.

 그 후 교육전도사님이 부임하시고 두 분은 교회 옆 건물의 2층을 임대하게 되어 보증금(200만원)은 전도사님이 내시고 임대료 20만원을 반반씩 부담하기도 하였는데, 전도사님이 사임하시게 되면서 보증금을 두고 계약을 유지하게 되었다.

 교회는 부정기적이지만 임대료 일부를 지원하고 몇몇 성도들은 생활에 도움이 될 쌀이나 반찬꺼리등을 가져다 드리곤 하였다. 또한 아동센터의 노인일자리 사업에 연결하여 월20만원을 받도록 해드렸다. 이정덕성도는 처음 만났을 때 개인적인 부채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분할 상환하는 길을 찾도록 도와서 잘 해결되어 드디어 2015년 2월 부채상환이 종결되어 한시름 놓았구나 싶었고 일 년 후엔 보증금도 낼 수 있겠다고 하셨다.

 2015년 9월 13일 주일아침, 예배전에 늘 미리 와서 예배 전에 기도에 열중하시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예배를 마치자마자 그 댁으로 찾아가 봤더니 엎드려 계셨다.

 방에 들어가 보니 넘어진 듯한 자세로 움직이지를 못하였다. 우측반신이 마비상태였기에 혼자 어찌 해볼 도리가 없었다. 다행히 묻는 말에는 조금 대답할 정도는 되었다. 목사님이 오셨고 연락하여 온 119구급대원들은 뇌출혈에 의한 ‘뇌졸증 증세’라면서 긴급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가야한다고 해서 천안의 대학병원으로 가게 되었다.

 병원응급실에 도착해서 1시간을 기다려 뇌 CT사진을 찍어 확인하고도 직계가족보호자가 없는 탓에 별다른 조치 없이 결과를 기다리며 1시간이 지나갔다. 여러절차 확인 끝에 병원의료진의 조치에 따라 중환자실에 입원하였다. 그나마 온전치는 않으나 의식이 있고 대답할 수 있어 알려준 가족연락처로 전화를 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매일 새벽이면 어김없이 면회를 가시던 목사님과 함께 종종 면회를 가면 이정덕성도는 잠을 청하듯 했다. 생기가 잃은 손을 붙들고 기도를 해드리고 얼굴을 정돈해 드리며 얼굴을 어루만져 드리는데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주님, 사람이 자기운명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제가 이제 깨달았습니다.” (새번역 예레미야10:23)

 2015년 10월 11일 중환자실에서 폐렴치료 직후로 더 이상 중환자실에서 치료하지 않아도 되었고 병원비가 계속 상승되어 타 병원으로 이송하기로 하였다. 병원비는 시청 무한돌봄 센터에서 긴급의료비지원을 신청하여 850여 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답변을 받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 교회 사역자들이 모여 계속 상의하며 함께 기도하였다.

 우리의 최선으로 나온 이야기는 예배실 보증금을 빼서라도 치료시켜 나가자는 의견부터 교회차를 먼저 파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과 자발적으로 우선 헌금하는 손길이 나타났다. 이송된 병원은 일반병원이 아닌 요양간병인이 상주하는 천안의 요양병원 집중치료실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마음이 놓였다.

 우선 교회에서 돌보고 있지만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보자고 하여 연락하다보니 오래전 헤어진 아들과 연결되었고 면회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으나 책임질 수 없는 입장이라는 얘기만 들었다.

 2015년 11월 3일 故이정덕성도님은 하늘나라로 떠나시게 되었고 장례까지 교회식구들의 협력으로 잘치루었다. 소천하신 성도님을 떠올릴 때면 매주일 아침마다 교회 입구와 계단을 물청소하시던 모습과 목장예배로 모일 때면 정성스럽게 고구마며 삶은 계란으로 대접하시던 모습이 기억난다.

 노인들과 집이 없는 사람들을 도와줌으로 그 분들에게 외로운 인생길에서 무엇보다 함께해주는 남은 사람들이 우리 교회 식구들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아직은 겪어보진 않았지만 故이정덕성도님을 떠나보내며 내 옆에서 사라져버린, 이제 평생 볼 수 없는 사람으로 때론 아픔으로 때론 소중한 추억으로 다가온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이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이 소중한 시간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가끔 이정덕성도님의 꿈을 꾸면 승두리에서의 교회예배실 앞에서 계단을 청소하시는데 늘 그렇듯 말끔하게 물청소를 하신다. 천국에서 다시 뵈면 얼마나 반가울까.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게 될 천국의 기쁨을 소망하며 이 땅을 사는 동안 우리를 통해 가난한 자들을 기억하도록 부탁하셨으니 열심히 행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시길 기도한다.

 “다만 우리에게 가난한 자들을 기억하도록 부탁하였으니 이것은 나도 본래부터 힘써 행하여 왔노라“(2:10)

-예수님을 닮아가길 소망하는 송미선집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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