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주보 칼럼을 쓸 때면 먼저 주제와 영감이 떠올라 큰 어려움 없이 마무리해서 제출했는데, 이번에는 뭔가 다르다.

 바로 떠오른 것은 지난주에 다녀온 전주 꿈이 있는 교회 봉사활동이었다. 하지만 지난주에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간 일이라 다른 내용을 주제로 하려고 몇 번이고 제목을 고쳐 쓰고 내용을 다시 쓰기를 반복했다. 마땅히 이루어질 일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다른 일을 하려고 하니 왠지 더욱 글이 막히는 것인가 싶기도 했다.

 결국은 이래저래 지체된 시간들로 인해 시간에 촉박하게 쫓기고 나서야 지금 그 이야기로 주보 칼럼 공간을 메워 나가고 있다. 다행히 이번 주 주보 칼럼의 다른 면은 전주 봉사활동을 동행하지 않으신 모 집사님께서 작성을 하시니 내용이 중복될 일도 적을 것 같기도 하다. 주님 감사합니다.

 전주로 떠나던 지난주는 나의 신앙생활 1주년이 되는 때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특별한 것이 있었다.

 모든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뎌 보이며 노력한 힘에 비해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느껴졌던 오전 시간. 그리고 오후 시간. 올여름 절정에 달한 섭씨 36도를 넘나드는 더위와 함께 씨름해야 했다. 또 생각보다 너무나도 많이 배출되어 나오는 폐기물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 모든 순간에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을 내고 계신 우리 성도님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든 일이 잘 맞아서 돌아가고 있었고 모두의 즐거운 표정 속에 그 모든 과정의 열매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악취로 진동하던 공간, 먼지로 수북했던 공간들, 닭장과 정리되지 않은 나무들이 가득하던 외부 공간들이 말끔히 정리되었다. 1톤 정도로 예상했던 폐기물은 4톤가량이나 실려 나갔고, 구멍이 숭숭하던 천장들이 말끔히 메워졌다.

 이 모든 일이 하루라는 시간 동안에 아무런 사고도 없이 이루어졌다. 우리가 구체적으로 그 과정들을 계획 대비 진척을 체크해가며 일했더라도 그렇게 맞아졌을까 할 정도로 완벽하게 마무리되어가고 있었다. 우리가 이 자리까지 오기 전에 몇 번의 회의 속에서 우려하던 일들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다. 분명히 그 모든 과정들이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성경 구절인 잠언 16장 9절과 같았다.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 그리고 이 유명한 구절의 앞 절은 다음과 같음을 알게 되었다.

 “적은 소득이 의를 겸하면 많은 소득이 불의를 겸한 것보다 나으니라”(잠언 16:8)

 방학 중인 둘째 찬이와 음악을 들으며 자연스레 그 속에 흐르는 드럼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게 됐다. 내가 그렇게도 하고 싶은 드럼을 나 대신 너무나 즐겨 하는 아들의 모습에 더 큰 기쁨이 가득했다. 우리에게도 그날의 일들은 하나님께서 그분의 ‘의’의 모습을 드러내고 계신 자리였고, 그 모든 과정과 모두의 심령에 주님을 닮은 거룩함으로 역사하고 계시며 우리를 통해 기뻐하셨을 것을 알게 하셨다.

-우리 세우리교회 역사에 기억될 2023년 8월 5일의 일을 시기적으로 가장 완벽한 때 칼럼에 남길 수 있도록 행하여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세우리 공동체 박재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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