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업무로 바쁜 와중에 밖에서 1학년 여자아이의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사는 게 그런 거지, 쉬운 게 하나 없어…”

 처음 듣는 곡조이지만 아이가 원 곡조를 능숙하게 불러내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같은 부분만을 계속 불러댑니다. “사는 게 그런 거지, 쉬운 게 하나 없어…”

 옆에서 이 곡조를 듣고 있던 5학년 여자아이가 한 마디 거듭니다. “그치, 사는 게 힘들지”

 어린아이들이 인생을 얼마나 안다고 이런 노래를 부르며 또한 동생의 노래를 들으며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지 반백년을 넘게 살고 있는 저에게는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인생에서 느끼는 무거움과 어려움의 질감이 인생을 살아온 연수와 비례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유아라도 다 표현할 수 없지만 그 나름대로의 어려움이 있으며, 초등학교 1학년 아이도, 5학년 아이도,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는 중학생 아이도, 그 중학생 사춘기를 이긴다는 갱년기를 보내는 중년도, 인생의 노쇠한 때를 보내는 노년에도 각자 짊어지고 느끼는 고단함은 있습니다.

 누군가는 학업으로, 누군가는 건강으로, 누군가는 물질로, 누군가는 직장의 문제로, 누군가는 인간관계로, 누군가는 자녀 문제로, 누군가는 본인 자신 때문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독 본인이 겪는 어려움을 들여다보느라 다른 이들을 살피기 어려울 때가 있고, 남들은 자신보다는 나을 거라는 생각이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가져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나 자신이 어려움을 겪을 때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다른 이들도 이 시간 자신과는 다른 문제로 기도하고 있고 어려움속에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 (빌립보서 24)

 또한 이 시기에 누군가의 위로가 너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다른 누군가에게도 위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 713)

 인생을 살아가는 황금률입니다.

 우리의 삶이 녹록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이렇듯 남을 돌아보고 위로하며 서로가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대접하며 살아간다면 우리가 체감하는 어려움이 조금이라도 감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시간 내 자신의 어려움이 아니라 주변의 지체들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해 보면 어떨까요?

 -주님의 사랑으로 위로하고 위로받고 싶은 황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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