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앞날이 주의 손에 있사오니…”(시편 3115)

 10년 전 즈음에 명절에 식구들과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 가운데 신앙 이야기가 나와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듣고 있던 제부(弟夫)가 “힘든 일이 있으면 부모님께 상의하고 도움을 청하지, 왜 교회 가서 하나님께 기도하느냐”고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좋겠다. 도와줄 부모가 있어서.. 그건 참 부럽네. 난 도움을 청할 부모가 없어서 하나님 아버지께 매달리며 사는데.’ 문득 나도 의지할 사람이 있었다면 하나님을 찾을 일이 없었을 것이다. 내 의지대로 내 마음대로 다 되는게 당연한 것처럼 살아가고 있었겠다 싶었다.

 나는 내 앞에 감당할 수 없는 큰 산을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바닥에 바짝 엎드려 하나님께 도움을 청했다.

 “나는 아무도 의지할 사람도 없고 하나님, 이 아이들은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하나님, 책임져주세요. 내 쥐꼬리만한 월급으로는 생활할 수 없으니 책임져주세요. 우리 아이들 비 맞지 않을 지붕과 울타리가 있는 집을 마련해주세요. 힘들게 살아오신 우리 부모님 노후를 보내실 곳을 마련해 주세요.” 뭐 맡겨둔 것처럼 떼쓰며 기도했다.

 당장에 내 기도를 들어주신 적은 없다. 다만 그 어떤 기도도… 작은 기도조차도 잊지 않으시고 하나님의 때에 알맞게 응답하셨다.

 내가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것(기도)처럼 보이는 일조차도 하나님께서 이루고자 하는 일이 계셔서 나를 사용하셨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감사하다. 보잘것없는 나를 사용해 주신다니, 그분이 사용하시기에 편한(깨끗한) 그릇이고 싶다. “네가 어디 있느냐?” 물으시면 그분 발 앞에 엎드려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사용하여 주소서” 나를 내어드릴 것이다. 구렁텅이에 빠져 있던 나를 구원하셨으니 나의 주인을 따를 뿐이다.

 의지할 곳 없는 나를 믿고 주님의 일을 맡겨주신다니 정말 감사하다. 그분께서 나를 끝까지 사랑하시며 신뢰하시니 내 목숨이 다하는 마지막 날까지 사명을 다할 것이다.

 슬픔과 원망이 가득했던 나날들이여. 나를 보호하여 지켜주지도 못하고 의지하지 못했던 인생들에게 용서를 보낸다. 그들 또한 어리석은 연약한 인생들이었음을 이젠 알기에..

 어느 누가 지혜로워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 다른 사람에게 정답을 알려줄 것인가? 다만 그분만이 아신다. 언제 어디로 가며 어떤 사람들과 어떤 일을 하게 될런지…

 참 기쁘다. 호흡이 있음에… 감사하다. 갈 곳을 알고 걷은 발걸음에… 행복하다. 전날 평안을 청했던 잠자리에서 오늘 아침을 맞이하니…

 -예수님을 닮아가길 소망하는 송미선집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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