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과의 모임에서 젊은 시절의 신앙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잊지못 할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각자가 자신의 출신 교회 근처의 수양관 혹은 기도원에서의 경험들을 나누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청년시절의 경험이 떠올랐다.

 늘 그렇지만 여전히 식사 전 기도를 할 때마다 “…이 음식이 우리 위해 녹아지고 힘이 되어 주듯이 우리도 세상에서 하나님의 힘을 공급하게 하옵소서…” 이러한 문장을 넣어 기도하곤 한다. 이 기도의 시작은 이러하다.

 군 생활 중에 신앙을 갖게 되어 고향으로 돌아와 집 근처의 교회에서 인격적으로 예수님을 만나고 새롭게 청년부 활동을 하면서 원주 외곽 신림면에 있는 가나안농군학교의 기도원으로 청년부 수련회를 갔을 때의 일이다.

 그곳 기도원은 일제 강점기부터 농민들을 살리고 농촌을 새롭게 하는 가나안복민운동의 요람이 된 곳이었다.

 당시 교장을 맡고 계시던 김범일장로님은 자신의 유학길을 말리던 아버지(김용기장로)의 뜻을 따라 농민운동과 정신계몽운동에 헌신한 분이다.

 그곳은 근검절약과 근면성실의 정신수양을 함께 수련하는 곳이었기에 그곳 가나안농군학교에서는 한 끼 식사는 4시간 일하기 위해 먹는 것이라는 정신교육 강의도 있었다. 점심식사를 하기 전에 ‘3분 강화(講話)’라는 시간이 있었다. 그때 식판을 앞에 두고 식탁에 앉은 이삼십명의 청년들을 향해 김범일장로님이 얘기하셨다.

여러분은 식판 위에 음식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 있나요?

밥은 이미 솥에서 김이 빠지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국도 이미 남비 속에서 김이 빠지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제 식판 위에 깍두기와 배추김치가 여러분의 입안에서 소리를 지를 것입니다.

여러분, 쌀이 밥이 되면서 소리를 칩니다. 지난 일 년 동안 들판에서 오늘을 기다렸습니다. 내가 당신을 위해 희생하여 힘이 되어 드리니 그대도 먹고 힘내어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주세요. 이미 국도 끓으면서 콩나물과 양념들이 당신을 위해 힘이 되어 드립니다. 이제 깍두기와 김치는 귀에는 아그작소리가 나겠지만 그 소리는 내가 당신을 위해 기쁘게 희생합니다. 라는 소리입니다. 이제 이 음식의 소리들을 귀 기울여 들으면서 식사하겠습니다. 성경에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데살로니가후서 3:10) 하였으니 먹고 힘내어 일하시기 바랍니다.

 지금도 음식들의 희생으로 얻어지는 힘을 생각하면서 식사 기도를 한다.

-주 예수님 안에서 형제 되고 동역자 된 김만천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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